9급보건직공무원 도전하고 합격!
저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준수한 대학을 졸업하고 1년의 취준생 생활을 거쳐 전공과는 다른 곳에 취직하게 되었고, 이게 어디냐며 직업을 갖게 됐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었죠. 취업이 안 되면 어쩌나 마음고생 하는 동안 너무 힘들어 정말 미치는 줄 알았거든요.
산 넘어 산이라고 직장 생활도 그리 녹록하지는 않더라고요. 신입이라는 이유로 갖은 잡무를 도맡아 하고, 억울하게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 일도 생기며, 진짜 돈만 아니면 당장 관두고 싶은 심정이었네요. 하지만 현실은 당장 내일을 위해 오늘은 무조건 참아야 하는... 참 서글펐죠. 그래도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꿋꿋이 버텨냈어요. 나보다 힘든 사람도 주위에 많은데 힘들다는 소리도 왠지 사치 같아 보였거든요.
그렇게 3년을 버티며 일하다 보니 어느 정도 일도 익숙해지고 경력도 쌇여가니 전보다는 할 만했고, 계속 있을 수만 있다면 나쁘지도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날벼락처럼 회사에 위기가 찾아와 인원 감축을 한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그동안 여기까지 버틸 수 있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과장님이 갑자기 퇴직한다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아직 퇴직할 나이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땐 안타깝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시간이 지난 뒤 생각해보니 전혀 남 일은 아닌 것 같았어요. 이런 일이 나라고 오지 말란 법도 없고, 다른 직장을 구하기엔 나이도 점점 들어가고 있는데 현 회사 경력 외엔 특장점도 없고, 그 흔한 컴퓨터, 운전면허 자격증도 없는데 두려움이 엄습하더군요. 넋 놓고 당하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저도 뭔가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장 어떤 걸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 하는데 우연히 커피숍에서 공무원 양성학교 팸플릿을 발견했허요. 뭔가 하고 보니 요즘 높아지는 인기를 반영해 공무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따로 교육하는 것이더라고요. 혹해서 보긴 했는데 일부 분야만 하는 거였고, 그 분야엔 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그냥 넘기고 핸드폰으로 공무원 검색을 한 번 해봤는데요.
사실 공무원에 대해 자세히는 아는 바는 없었고, 흔히 생각하는 주민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공무원이고, 학교 선생님도 공무원이라는 정도였어요. 하지만 그건 정말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다양한 직렬의 공무원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것 중에서 내가 갈 수 있는 곳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알아보는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행정직은 인기만큼 경쟁률이 너무 높아 엄두를 못 내겠더라고요.
특별한 자격증이 있거나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내 조건과 맞으면서 행정직보다 낮은 경쟁률을 찾다 보니 9급보건직이 나왔습니다. 처음엔 보건이란 단어만 보고 이것도 나는 안 되겠지 생각하고 넘기려 했는데 자격증 없이도 가능하다는 문구를 보고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어요.
9급보건직은 보건소나 시·군·구청 위생과에서 보건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직렬로, 최근 사회적으로 복지 관련 분야를 강화하면서 많은 인력 보강이 이뤄지고 있고, 충분히 미래를 내다 볼말 한 직업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격요건은 18살 이상만 되면 다른 제한은 전혀 없으니 부담도 없었고, 과목은 솔직히 5과목이라 부담은 됐지만 더이상 물러날 곳 없다는 심정으로 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시중에 돌아가니는 기출문제를 풀어봤는데 역시나 공무원 시험이라 만만히 볼만한 건 아니더구요. 되도록 돈 안쓰고 독학으로 해보려 했는데, 생각보다 난이도 있는 시험이라 혼자 하기엔 역부족일 듯해서 직장 다니며 가능한 학원을 알아보다 누>드>고>시에서 공부하기로 했어요. 이유는 일단 기본젇보가 많이 갖춰져 있었고, 교재와 강의, 면접까지 모든 것이 포함된 가격인데도 저렴하고 구성이 좋아서 마음에 들었어요.
이런저런 시스템이 다 괜찮아 보였지만 가장 기본인 문제 적중률을 살펴봤어요. 지금 목표는 오로지 시험이고 그에 맞는 이론과 문제를 찾아 공부하는 게 최우선이니까요.
이곳은 '첵만 보고 공부했는데 1등 했어요'가 딱 들어맞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매년 꼼꼼한 분석으로 적중률도 높고, 전체적인 구성표를 봤더니 믿음이 가더라고요. 다른 교재를 추가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 보였어요.
등.록하고 교재를 받는 순간 정말 놀랐어요. 보건직공무원 시험과목은 국어, 한국사, 영어, 공중보건, 보건행정 5과목인데, 기본 이론서 외에 각 과목별 문제집과 더불어 보충특강 교재까지 10권이 넘는 교재를 받고 당황해서 혹시 잘못 온 거 아닌가 해서 전화해서 확인해 봤어요. 보충교재는 따로 별도 판매하는 건데 실수로 잘못 줬나 해서요. 그런데 아니라네요 ㅎㅎㅎ 정말 이렇게 줘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도 많이 주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정말 땡큐지만요.
본격적인 공부에 앞서 홈페이지 교재 적중률이란 곳에 있는 분석표를 보면서 과목별로 최근 3년간 기출 되었던 내용을 책 목차에 미리 표시를 해두어 이론서를 볼 때 참고할 자료로 쓰도록 했어요. 강.의에서도 설명을 해주겠지만 머릿속으로 기억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표시를 해두는 게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했거든요.
저는 일을 하면서 공부해야 해서 평일엔 공부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어요. 그렇다고 주말에 몰아서 하기에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피로할 것 같아 1년이란 장기 프로젝트를 계획하면서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기로 했어요.
처음 한 달은 매일 퇴근 후 3시간씩 공부하는 걸로 정하고 일단 국어, 한국사, 영어만 먼저 보았어요. 학교 다닐 때 배운 내용이라 접근하기 쉬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3과목에서 다들 어려워한다는 글을 많이 접하고 우선 3과목에 집중하다 나머지 2과목을 같이 보는 방법으로 계획표를 짰어요.
과목별로 1시간씩 시간을 정하고 제일 먼저 강.의부터 들었어요. 배속을 정할 수 있는데 1.4배속이 약간 빠른 말투 정도의 속도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목소리에 더 잘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시간도 아낄 겸 그렇게 들었어요. 3번째 들을 때는 1.6배속으로도 잘 들려서 그렇게 했고요.
5과목 공통적으로 강.의는 3번, 이론서는 5번 정독해서 보고, 문제풀이 하면서 부족한 내용만 따로 찾아보는 방식으로 했어요.
3과목 모두 범위가 넓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과목은 의외로 국어였어요. 학교 다닐 때 제법 성적이 잘 나왔던 거라 크게 걱정 안 했는데, 생각보다 외울 것들이 너무 많아 약간 오버해서 '허덕'이는 수준이었어요.
기출문제엔 무조건 나오는 내용이라 그냥 넘어갈 수 도 없고 정말 처음 시작할 땐 이걸 다 어떻게 외우지? 하며 캄캄하기만 했죠. 그래도 1년 365일 하루에 하나씩만 외워도 365개는 외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워밍업만 했죠. 그래도 1년 365일 하루에 하나씩만 외워도 365개는 외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워밍업 차원에서 종류별로 하나씩만 외웠어요. 이건 공부하는 시간을 따로 할애하지 않고 출퇴근 시간에 외우는 게 효율적일 것 같아 영단어랑 같이 작은 메모장에 그날그날 외울 내용을 하나씩 적어서 봤어요.
문학과 비문학은 이론도 중요하지만, 문제풀이를 하며 감을 익혀가는 방법으로 하니 훨씬 수월했어요.
영어는 사실 제일 겁먹었던 과목인데 의외로 교수님이 재밌게 강.의를 해주셔서 생각보다는 쉽게 공부한 느낌이에요. 조이샘도 강조를 하셨고 개인적으로도 단어를 너무 몰라 부족함을 느꼈던 터라, 영단어집에 있는 단어를 메모장에 따로 옮겨 적어 국어랑 같이 외웠어요. 문법도 많이 까먹어서 처음엔 좀 헤매긴 했는데 또 하다 보니 조금씩 기억도 나고, 독해는 지문을 계속해서 보면서 눈에 익을 때까지 보고 또 봤어요.
교수님이 시간 분배를 강조하셔서 시험 때도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만 빨리 풀어두고,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독해 부분은 나머지 과목을 모두 풀고 풀었어요. 결론적으로 시간이 남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런 방법을 썼는데 기분상으로도 쫓기는 마음이 덜해서 다른 과목을 빨리 풀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사는 학교 다닐 땐 그냥 점수만을 위한 암기 과목 정도로 취급해서 시험 보고 나면 내용을 다 까먹는 과목이었는데, 교수님이 강의를 너무 흡입력 있게 해주셔서 한국사가 이렇게 재밌는 거였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어요.
약간의 양념을 쳐서 말하면, 꼭 드라마를 본 느낌이랄까요. 시대 흐름대로 틀을 잡고 설명하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쏙쏙 집어넣어 얘기해주시니 머릿속에 상상되는 그림들이 많았고, 자연스레 기억나는 내용들이 많아 문제풀이를 하면서 '까먹었어' 보단 '아 그거'하는 것들이 늘어갔어요.
개인적으론 자가테스트겸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있다길래 한 번 도전해볼까 합니다. 이번을 계기로 한국사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꾸준히 해보려고요.
주요 세 과목을 6개월간 꾸준히 보고 나서 나머지 두 과목을 펼쳐봤어요. 낯선 과목이라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예상외로 다들 하고 나면 고득점을 자신하는 과목이라 해서 긴장하지 않고, 그냥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모든 걸 처음 배우는 느낌으로 접근하기로 했어요.
역시나 처음엔 용어들이 좀 낯설긴 했지만, 내용상으론 설명을 듣다 보면 크게 어렵다 느껴지는 부분이 없어서 두 과목 모두 비교적 쉽게 공부했어요.
단, 법령이나 정책이 바뀌기도 하는데, 이 부분은 심화학습에서 정리를 해주시니 습관적으로 한 번씩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시험을 앞두고 두 달 동안은 문제풀이와 보충특강 교재만 봤어요. 문제풀이를 하면서 틀린 부분만 이론서를 찾아보며 재확인 차원에서 보고, 타이머를 맞추고 시간 내 푸는 연습을 하며 실전 같은 느낌으로 매일매일 전 과목 문제풀이를 하는 것에 집중했어요. 홈페이지 실전 모의고사가 은근히 타이머가 옆에 있어서 긴장도 되어 실전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보충특강이 정말 보석 같은 교재가 아니었다 생각해요. 그동안 많이들 어려워하거나 제대로 숙지할 내용을 더 보강해서 정리한 교재다 보니 기본이론을 모두 공부한 후 들여다보니 정말 꼭 봐야 할 내용만 축약해서 정리한 것 같아 마지막 한 달은 무제풀이 하면서 이것만 천천히 봤어요.
모든 과목을 공부하고 내린 결론은 결국 암기왕을 뽑는 시험이다? 였어요. ㅎㅎㅎ
저는 그래도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준비하는 거라, 큰 부담 없이 조금씩 해나가서 특별히 슬럼프가 오거나 하진 않고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흡수되어서, 어느 순간은 내가 공무원 시험공부를 한다는 걸 깜빡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저처럼 직장을 다니면서 짧은 시간 준비하는 분에겐 외울 내용이 많아 적잖이 부담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른 분들의 글을 보니 일을 관두고 집중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런 방법도 좋고, 저처럼 일을 해야만 하는 분들은 병행하면서 할 텐데, 어떤 방법이든 주어진 기간에 맞게 계획을 잘 세우고 지나친 압박감에 시달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시험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 크게 도움을 청하진 않고 필요한 부분만 문의를 드렸었는데, 이곳에 담임제라는 시스템이 있다고 합니다. 개인 사정에 맞는 스케줄 정리도 해주고 아낌없는 조언을 해준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받을 수 있는 도움이라면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다들 하는 흔하고 뻔한 말이지만,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닌 얼마만큼 집중해서 하느냐가 모든 걸 좌우하니 도전할 생각을 하셨다면 망설이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해요.
최근 보건 관련 인원을 충원하기 위해 많이 채용한다 하는데, 이럴 때가 가장 최고의 찬스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어느 기한 인원이 채워지면 더 이상의 기회는 남아있지 않을 테니까요.
되고 보니 좋은 부분이 더 많이 보여서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집니다.
공무원이 받는 혜택만 검색해봐도 더 욕심이 생길 겁니다.
'정년, 연금, 호봉, 수단, 휴가, 복지, 자녀 학비,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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